May`s Essay

2024.10.27 개행복 :) 본문

Diary

2024.10.27 개행복 :)

May Cho 2024. 10. 28. 09:20

일요일은 피검사를 위해 피를 뽑아주는 Collection centre들이 거의 문을 닫는다. 그래서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마운트웰링턴 지점까지 가야 한다. 오늘도 피검사를 해야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오빠와 함께 마운트웰링턴으로 떠났다.

 

나는 피검사를 하고나서 점심을 먹으러 갈 식당을 골라야 했다. 왜냐하면 오빠가 세네가지 정도의 레스토랑 옵션을 주면서 콜렉션 센터에 도착할때까지 정하라고했기 때문이었다. 오빠가 준 옵션들은 다 맘에 들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예전에 웨인이 추천해주었던 'Yans Brothers Food Station'을 선택했다. 

 

이 동네는 웨인의 집, 웨인이 운영하는 강아지 데이케어 센터와 모두 가까운 곳이어서 웨인과 같이 밥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간이 괜찮은지 연락을 해보았다. 그리고 마침 시간이 괜찮다고 해서 우리 셋은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Yans Brothers 식당은 중식을 파는 '중식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었다. 와, 근데 대용량 볶음밥 한 그릇에 약 $15정도 밖에 안할 정도로 저렴하면서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웨인이 추천해줄만 했다! 지난번에는 웨인이 사주었어서 이번엔 오빠와 내가 샀다. 참깨 찹쌀떡, 돼지고기볶음밥, 비프볶음누들 이렇게 시켰는데 대만족이었다. 특히 에피타이저로 먹은 참깨 찹쌀떡이 진짜 맛있었다. 수제 만두도 많이 팔고 있어서 만두 먹고싶을때 사가지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얌차집 가면 있는 딤섬과 디저트 메뉴들도 꽤 있어서 얌차집 가고싶은데 돈 많이 쓰기 싫을 때 차선책으로 오면 진짜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먹은 beef fried noodle 이랑 그곳에서 파는 수제 만두들 (@Yans Brothers Food Station)

 

 

식사를 마치고 웨인 가게에 놀러갔다. 웨인은 최근 반려견 데이케어 & 뷰티샵을 오픈했다. 점점 손님이 많아진다는 좋은 소식을 듣게되어 너무 좋았다.

 

웨인이 샵을 오픈하기 전 웰시코기 네 마리 (오레오, 타코, 피콜로, 마리오) 들을 한국과 호주에서 데려왔을 때 웨인네 집에 놀러가서 그 자그마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었었다. 어느덧 많이 큰 코기들은 이제 웨인의 집과 데이케어 센터를 왔다 갔다 하며 지낸다고 한다. 오늘은 특히나 이들 모두가 가게에 있다고 해서 천방지축 코기들 만날 생각에 가기 전부터 너무너무 즐거웠다. 드디어 만난 코기들은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코기들 말고도 데이케어 중인 투투(골든리트리버), 알로(시츄랑 푸들이 섞인 것 같은 종)도 있었는데 아주 개판이었다. 정신없이 즐거웠다. 

 

투투랑 타코는 걸레를 서로 뺏으려고 했다. 가지고 놀다가 다 찢어버리기도 했다. 들어보니 둘다 사연은 있었다. 투투는 아주 어렸을 때 데이케어에 왔을 때 너무 불안해서였는지 걸레를 입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고했다. 그리고 타코는 사람이 걸레를 던져주면 물고오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그들에게 걸레는 애착걸레였던 것이다. 

 

샵 근처에 있는 풀밭에서 뛰어노는 개들을 보니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계속 행복하다는 말이 입밖으로 튀어 나오곤 했다. 이들을 다 훈련시키고 케어하는 웨인과 차우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Pawfield Grooming & Daycare

 

 

오늘은 장보러 가기 전 예전 살던 동네도 다녀왔다. Castor bay beach도 보고 Kennedy park로 이어지는 짧은 하이킹 코스를 따라 산책도 했다.

 

High tide여서 물이 차오른 차분한 캐스터베이 비치. 저 뒤로 보이는 랑기토토 섬은 늘 내 소원을 다 들어줄 것만 같이 늠름하다. 날이 제법 더워서 수영하러 나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오빠와 나는 캐스터베이에 살 때, 이 산책로를 참 좋아했다. 적당히 가파르고 드넓은 풀밭도 있으며, 중간에는 바다 보며 쉬어가는 우리만의 핫플레이스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곳에서 신기한 풀을 발견했다. 

 

바닥에서 피어난 Heart Clover, Medicago Arabica

 

나는 이 풀의 전체를 보기 전에 어느 한 부분만 보고서, 이 길을 지나는 어떤 어린 아이들이 싸인펜으로 하트를 그려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온통 다 하트가 있는 것이다. 정말 예뻤다. 집에 와서 이름을 찾아보니 Medicago Arabica 라는 식물 이라고 한다. 지중해 부근에서 많이 자라나는 식물이고 절벽 위 초원에서 잘 자라나는 풀이라고 한다.

딱 바다 절벽 위 이곳이 너희의 아지트로구나! 

 

 

행복을 찾는 사람과 행운을 찾는 사람 중 주변에 만연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산책을 하다가 데이지 꽃을 꺾어서 오빠에게 반지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주 귀여운 데이지꽃반지가 내 손에 피어났다.

 

 

아, 예쁘다 :)

 

 

오늘은 오빠와 많이 걷고 많이 웃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었을까? 저녁에는 갑자기 밖에서 폭죽도 터졌다.

 

펑! 펑! 하는 소리에 창밖을 보았더니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오빠는 폭죽 감상을 위해 불을 꺼주었고 우리는 폭죽 터지는 것을 보며 귀여운 뽀뽀를 나누었다.

 

 

건강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뿌듯했다.

 

그리고 하루를 다 보낸 후 엄마로부터 카톡이 도착했다. 엄마는 오늘이 우리 콩이가 무지개나라를 건넌지 1년이 되는 날이어서 콩이 나무를 보고왔다고 했다. 콩이 보고싶어서 알밤을 하나 놓아주었는데, 그 나무는 콩이랑 빵아가 함께 키우는 나무여서 콩이가 빵아 손잡고 알밤 먹으러 같이 올까봐 싸우지 말라고 빵아 알밤도 하나 더 놓아주었다고 했다. (귀여운 우리 엄마)

 

우리 빵아와 콩이가 저어기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우리 잘 있어 누나!' 하고 나에게 오늘 하룻동안 행복한 이벤트를 많이 만들어 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 강아지들을 보고 행복했던 이유가 다 있었나 보다.

 

별나라로 간 콩이랑 빵아가 보고싶다.